2007년 07월 26일
안고 먹이는 일
나는 아기에게 모유를 먹이는 것이 아기와 엄마의 건강에 좋기도 하지만 젖을 먹이려면 어떻게든 아기를 안고 먹여야 한다는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쩜 엄마젖의 성분보다도 아기를 안고 먹이는 행위가 때론 아기에게 더 필요한 것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모유라도 젖병에 넣어 아기를 안지 않고 먹인다면 그 모유가 엄마가 안고 젖을 물리는 것과 같을 수 있을까? 절대 그럴 리가 없다.
아기는 젖을 먹는 행위를 통해서 따뜻함, 안정감을 느껴야 한다. 엄마의 품에 안겨서 따뜻한 젖을 먹음으로써 사랑 받고, 보호 받는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엄마의 애정을 느끼면서 배불리 먹어 포만감을 느끼는 아기는 먹는 것은 즐거운 일이고, 세상은 따뜻한 곳이라고 느끼게 되므로 자연스레 행복한 사람이 된다.
분유를 먹인다고 해도 아기를 몸에 착 붙여서 안고 따뜻하게 바라보고 만져주면서 먹인다면 아기는 더욱 행복할 것이다. 아기는 젖만으로 배불러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기에게 먹는 일은 입에 무언가를 집어넣는 것이 결코 전부가 아니다.
젖가슴이 왜 팔 아래에 위치하는지 생각해 본적이 있는가? 젖은 손가락이나 발가락 끝에서 나오지 않는다. 엉덩이나 무릎 같은 부분에서 나오지도 않는다. 젖을 먹이는 동물은 대부분 그렇다. 팔로 안아 품을 수 있는 곳 그 가운데 젖이 있다. 그것은 그저 젖을 새끼의 입에 대놓고만 있지 말라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닐까?
오쇼 라즈니쉬의 책, “아이를 더 크게 사랑하는 법”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어머니가 단지 필요에 의해 젖을 물릴 때, 그 젖은 차갑다. 따뜻함이 없다. 어머니가 마지못해 젖을 물리고 서두르면 아기는 젖이 차갑고 사랑이 없다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아기는 자신이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아기는 어머니가 젖을 물리는 것을 즐기는 순간에만 자신이 환영받는다고 느낀다. 아기는 어머니의 사랑을 느끼며 어머니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안다. 그것은 존재가 자신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머니는 아기의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기는 어머니를 통해 존재가 무엇인지를 안다. 어머니에 대해 아기가 갖는 생각이 곧 세상을 보는 생각이 된다.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기들은 존재에서 소외된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자신을 이방인으로 여긴다. 그는 존재를 믿지 못한다. 자신의 어머니를 믿을 수 없다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을 믿겠는가? (중략) 세상은 그에게 편안한 곳이 아니다.
고백하건데 나도 준수에게 차가운 젖을 먹인 적이 많았다. 허리는 아프고 졸렵고 외롭고 아기는 웃지 않고 그런 시간이 계속되다보면 젖먹이는 일이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리게 되었던 것이다. 내가 젖 먹이기에 익숙해지고, 아기도 그렇게 되기까지 나의 젖은 때로 지루함과 차가움의 파장을 전했으리라. 그러나 그 이후엔 그리고 둘째인 준하에겐 그런 적이 없다. 위의 글을 읽고는 더더욱 젖 먹일때 따뜻함을 잃지 않도록 노력했다.
아프리카의 어떤 부족의 아기가 대여섯 살이 될 때까지 덮는 유일한 이불은 엄마의 품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나도 내 젖을 먹는 아기들에게 이불과 같은 존재가 되리라.
아기에게 젖이나 분유를 먹일 땐 꼭 안고 먹여야 한다. 먹는 것이 행복하고 편안해서 사랑받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행위가 되도록 마음을 써야 한다. 그것이 아기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전부라 할 만큼 중요한 일이 아닐까.

# by | 2007/07/26 01:47 | 아이키우기 | 트랙백 | 덧글(12)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준하 웃는 모습이 너무 이쁜걸요? ^^
(젖이 좀 뭉쳐서 유축하고 자려고 깨어있어요.. 좀 괴롭네요.)
어떤 것인지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르는 것이니 궁금하고 설레기도 해요~
근데 준하의 표정이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네요... ^^
첨엔 준수랑 정말 비슷하다 느껴졌는데 역시 시간이 갈수록 준하만의 매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아침부터 환한 아기 표정에 더불어 행복해 하고 갑니다~
우리 딸은 수유간격이 벌어진다기보다는,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인데, 피곤할 때는 제가 힘든 티를 내지 않으려고 누워 먹이는 쪽을 택했는데 참 괜찮았어요. 혹자는 누워서 젖 찾는 안 좋은 습관이 든다고 걱정하지만, 엄마가 괜찮은데 무슨 상관이겠어요. 어차피 때 되면 스스로 알아서 다 떠날텐데 말이지요.
그나저나 저는 누워서 셀카 찍다가 연이은 실패에 좌절했는데 이런 뽀샤시한 샷이 나오시다니 부럽습니다. ^^;
그런데 질문하나 드려도 되나요? 요사이 젖이 조금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아가는 4개월 되었는데, 오후가 되면 다 먹고 나서도 배고파서 그런지 빈 젖을 빨 때가 종종 있어요. 아직까지는 분유보충없이 완모중인데 자꾸 젖이 모자른 것 같아 걱정이 됩니다. 계속 물리다 보면 정말로 젖이 느나요? 느닷없이 모유수유선배님께 질문드려봅니다.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데 걱정이 되어서요. 사실 오늘 도저히 안되겠어서 분유를 한 통 사왔는데 마음 굳게 먹고 환불해야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오데뜨님/ 그럴까요. 대신 둘째는 첫째와 관심과 애정을 나누어 가져야 하니까, 미숙하더라도 온전히 집중된 관심을 받은 첫째보다 꼭 낫다고만 볼 수는 없을 것 같아요. 그냥 제 생각은 그렇습니다.
아트걸님/ 모유수유는 익숙해지기만 하면 아이든 엄마든 진심으로 즐길 수 있으니까 참 좋지요.
LaJune님/ 고맙습니다.^^ 행복하지요.
강님/ 그렇게 빈젖을 빠는 과정을 통해서 젖양이 늘어나는 것이랍니다. 그렇게 해야 몸에 젖을 더 만들어 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되는 거거든요. 분유는 환불하세요. 빈젖을 아이가 빠는 게 조금은 아프시겠지만 좌우 번갈아 가면서 기다려보세요.
내가 일을 가진 것도 아니고 바쁜 것도 아니고...그냥, 모유가 나오지 않았어요.
약으로 말리고 어쩌고 할 것도 없이, 그렇다고 다이어트 어쩌고 한 것도 없는데, 무지 잘 먹고 튼튼했는데, 다만 아주 지독한 난산을 한 것밖엔 없는데도 모유가 아예 나오지 않더라구요.
아기 안고 얼마나 약이 올라 했는지, 분유수유에 대한 준비는 아무 것도 해놓지 않았는데...황당했지요.
썩 좋지도 않은 소젖(송아지에게야 최상이었겠지만)을 오래 먹일 수는 없다면...4개월부터 이유식과 섞어서, 반년 지나면서는 젖병을 뗐는데요...에효, 두 돌 쯤 되어서 닥치는 대로 빨려고 하더라구요.
너무 일찍 젖병을 떼어 빨려는 욕구를 충족하지 못 했다나(소아과 선생님 말씀).
할 수 없이 그 때부터 물이며 쥬스며를 젖병에 담아 주었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모유수유 가능한 분들, 정말 꼭 모유 먹이세요.
그게 얼마나 큰 행복이고 행운인데요...